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 하회마을이 변화하고 있다

person 안동시
schedule 송고 : 2012-04-12 09:42
어르신 마실가기, 다듬이 방망이 소리, 물지게 지기, 전통혼례 등
세계유산 하회마을의 전통생활문화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
  유네스코 세계유산 하회마을이 변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물리적인 외형의 변화가 아니라 세계인들이 함께 보존하고 지켜가야 할 “하회마을 주민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는 다양한 생활문화와 정신문화를 올곧게 드러내고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내실의 변화이다.
 
  하회마을은 1999년 영국여왕의 방문과 부시 전 미국대통령(父子)의 방문에 이어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지만 명성에 비해 관광객들이 기대하고 있는 문화욕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하회마을이 지니고 있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조상 대대로 살아 온 건축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우리네 삶을 지켜 온 것을 제외하면 다른 볼거리가 없다는 불만 또한 팽배했다. 나아가 마을의 주인인 주민들도 물밀 듯이 밀려오는 방문객들을 상대로 마을이 지니고 있는 가치와 전통을 올곧게 드러내고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보다는 상업적인 영리 추구에 더 급급했다. 이러한 실상은 하회마을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하회마을의 소중한 가치가 저평가 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이러한 때에 안동시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살아 있는 유산”으로 평가받은 하회마을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올곧게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마을주민들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마을의 주인인 마을주민들이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대한 긍지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자긍심 함양 프로그램과 대를 이어 전승하고 있는 전통생활문화를 재연하고 적극 활용하는 체험 프로그램들로 구성하여 작지만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우리 선조들의 삶의 모습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큰 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리라 확신하고 있다.
  변화의 물꼬는 하회마을의 가치를 어떻게 보존하고 활용할 것인가라는 진정성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안동시에서는 지난 해 말 문화재청과 함께 “민속마을 마을장인” 제도를 도입하여 민속마을의 전통을 후대에 이어가고 전승해 나가기 위해서는 조상 대대로 지켜 온 마을민속의 기·예능 우수자를 ‘마을장인’으로 지정하여 자긍심과 의무감을 심어 주고 있다. 이 제도는 우리나라 전통 민속마을의 바람직한 전승방안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하회마을은 나룻배장을 비롯한 생활문화 전반에 걸친 12개 종목 28명의 마을장인을 지정하여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또 지난 3월부터는 마을주민들의 변화를 유도하고 역량강화를 위해 “세계유산 특강”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세계유산 특강은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한차례 세계유산과 관련된 다양한 특강을 마련하여 주민들과 함께 공동관심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강의와 토론으로 진행된다. 세계유산 특강은 지금까지 민속마을의 보존관리가 관주도의 원형보존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마을주민 스스로 어떻게 우리 마을을 보존하고 지켜갈 것인지, 나아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기획 되었다.
 
  지난 주말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느끼는 최고의 변화는 꿈틀 거리는 봄기운처럼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생동감이었다. 도포에 갓을 쓴 마을 어르신이 마실가기를 재연하며 관광객과 포즈도 취해주고 마을의 옛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초가 삼간에서 울려나오는 다듬질하는 소리는 멀리서부터 향수를 자극하여 발길을 이끌었고,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서툰 솜씨로 물을 뒤집어쓰기도 했고, 물지게를 지고 물을 깃는 모습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연지 찍고 분을 바른 어여쁜 신부와 신랑이 대례 상 앞에 나오다가 콩을 밟아 넘어지는 우스깡스러운 모습을 통해 한바탕 웃음이 넘쳐 나는 전통혼례장은 하회마을을 찾은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우리 전통문화의 향기에 흠뻑 빠져 들게 했다.
 
  하회마을의 이러한 변화는 관광객의 수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해 4월 첫째 주말(4월 2일~3일) 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5,900명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4월 7일~8일) 하회마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8,500명으로 50% 급증했다. 이에 안동시에서는 하회마을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며, 무엇보다 하회마을의 “살아 있는 유산”적 가치를 온전하게 이어가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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